주절주절&끄적끄적

동일본입국관리센타(東日本入国管理せんター)

멈추면안되지 2007. 9. 1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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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자의 짐을 동일본입국관리센터 형무소에 건내주는 일을 했다.
꽤 복잡한 일들이 있었지만 일본친구에게 신세를 지던 우리나라 사람인데

난 딱 두번 잠깐 만나서 그의 얘기를 들었던 것 같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가 내게 한 얘기와
내 친구에게 한 얘기는 많이 달랐다. 거짓말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몇일간 연락이 없던 그 사람을 대신해 시부야의 경찰소에서 전화가 왔다.
비자가 만류된 상태로 신고를 하지 않던 불법체류자. 즉 오버스테이. 의 짐을 가지고 있냐면서

간단한 옷을 가지고 시부야 구치소로 가져와 달라고 했다. 내 친구와 같이 시부야 경찰소를 갔다
영화에서만 보던 삼엄한 경비속에 유리가 막혀져 있는 그 곳에서 면회를 가지고

그는 미안하다며 따로 내게 한국에 전화를 해서 몸이 불편하신 어머니께 전화 좀 해달라고 했다.
그에 대한 신뢰도는 거의 0%에 가까웠지만 그래도 같은 한국인이니까 한국에 몇번 전화를 해서

어머님께 걱정말라고 추석전에는 한국으로 돌아갈 것 이라고 오버스테이라는 거 큰 문제는 안된다고
했다. 근데 그가 우리에게 말한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도 반은 거짓이었다.

거짓말에 거짓말.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한번했던 거짓말을 이어갈려면 더 많은 거짓말이 필요할 수
밖에.

몇일 후에는 이바라키현(茨城県)의 동일본입군관리소 형무소에 있으니 나머지 짐을 보내달라고 했다
내 일본 친구는 그 친구에게 빌려주고 못 받은 돈도 있고 이런저런 일에 더 이상 그에 관한 일은

하고 싶지 않다고 했고 괜히 내가 친구에게 미안해서 내가 가겠다고 했다. 비는 억세게 내리고
짐은 30키로 정도에 형무소까지는 기차를 2번갈아타고 하루에 버스5번 있는 버스를 타고 가면

2시간 정도는 걸렸다. 면회신청 후 30분의 면회까지는 또 2시간. 생각보다 그 사람은 잘 지냈다.
한국가면 꼭 연락하라며 이 은혜를 갚고싶다고 했다.

그것보단 그냥 한국가서는 열심히, 돈 많이 버시라고 했다. 일본에서 숨어서 지내면서 했던 호스트바.
거기서 벌었던 돈이나 유혹 다 잊으시고 열심히 사시라고.

마지막으로 물었다. 다시 일본 오실거에요? (불법체류로 강제추방을 당하면 5년 후부터 재입국 가능)
일본 이젠 오기도 싫지만 왠지 다시 올 것 같다. 라는 대답.

같은 한국인이니까 내가 도와줘야지 했던 생각도 어쩌면 아무 소용없던 것인지도 모른다.
나 역시 이 사람을 돕기 위해서 온게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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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정말 엄청 많은 불법체류자가 있다. 특히 한국, 중국,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대다수 이며
러시아 사람들이나 가끔 아프리카 사람들도 있다. 이곳에서 면회신청 후 대기하는 동안  별의별 사람
들을 다 봤다.
술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대신해 면회를 온 필리핀 사람인 마담은 이젠 여기 직원들과도 인사를 나누고 일상인 듯 보여 보는 나로하여금 짜증나게 하고 가끔 한국친구가 잡혀 있어서 면회왔다는 사람들
인도. 중국 등등 정말 너무 많다.
여자들은 주로 술집 유흥업소에서 일하다가 남자들은 배 타고 몰래 들어온 사람이란다.
더 웃긴건 이 형무소에서 1년 이상 안나가고 살고 있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20년동안 400명정도
가 이 형무소에서 비자를 취득한 사람인데 그걸 바라며 아예 이곳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거 보면 참...
아무튼 이번 경험을 통해 많은 걸 느낀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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