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하루

단순하게 시작되는 짜증

멈추면안되지 2007. 2. 13.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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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와 담배

저녁까지 잘 일하고 평범하면서도 좋은 하루를 마감하나 싶었는데
게다가 촉촉히 내려주는 빗줄기를

언발란스하게 작은 우산과 큰 내 몸집에
조금씩 적셔주며

버스를 탔다.
우선 첫번째 짜증 시작.

30대로 보이는 남자 둘과 여자 하나
자리 하나를 두고 앉으니 서니 하면서

시끄러웠다.
왠지 불안했다.

역시나 개념이 없었다.
수학여행 버스인양

계속되는 소음공해.
퇴근 시간 버스는 당연히 모두가 지쳐서 예민할 때

가뜩이나 비가와서
눅눅한 버스에 서로 낑기며 앉아 가는 버스에서

그 여자는 뭐 그리 말이 많은지
사람들이 헛기침과 한숨으로 눈치를 줬는데도

옆 남자는 눈치를 챘는지
말 수를 줄여가며, 톤을 낮혀가며

대답만 해줬건만
이 여자, 쉬지 않고 떠들어 댄다.

비는 어쩐다라로 시작해서
어떻게 핸드폰 바꾸고 싶다로 자유롭게 넘어가지...

그렇게 시작된 짜증에
음악 볼륨을 더 크게 틀고

잠 자야겠다 했건만
버스는 명동에서 터널을 지나는 데 1시간.

한남대교까지 가는 데 1시간 반이나 걸렸다.
젝일 잠에서 깨어났을 때도 여전히 그 여자는

이번에는 용인가는 버스에 대해 친절히 설명하고 있다.
남자는 서현에서 내린단다.

도저히 못 참겠다싶어
'아 시끄러.' 라고 한마디 했다.

전혀 안들리는지
자기의 화술에 흠뻑 빠졌는지

이제는 호호호호 크게 웃어주신다.
맥북을 꺼내 전차남이나 보자 하면서

참고 참아 왔다.
이모와 누나와 매형이 부대찌게 먹으러 오라 해서

집에 가고 싶지만 꾹 참고 가는데
택시는 왜 그리 안 오는 지

단순하게 시작된 것들에
오늘 하루는 짜증남만 기억된다.

휴. 단순한 사람아...
암튼 오늘 누누히 다시 굳게 다짐한 결론은.

난 말많은 여자가
정.말.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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