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끄적끄적

무제.

멈추면안되지 2013. 5. 15.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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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김동률의 '오래전 노래', 신승훈의 '나비효과'

 

오늘의 책.

무라카미 하루키의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

 

오늘의 여운.

지금 나의 이런 상황에서도 날 생각해주고 걱정해주는 사람들이 친구다.

 

#1.

텀블러에 드립커피 한잔 가득 담아서 탄천을 걸었다. 제대로 느끼기 시작할려는 지금 봄이 떠나고 있다. 진했던 개나리와 진달래 그리고 뿌옇게 하늘 날리던 벚꽃은 예고도 없이 사라지고 푸르름 가득 여름으로 바뀌고 있다. 내가 둔한 걸까. 시간이 빠른걸까.

 

나와 시간의 접점은 어디일까. 궁금함에 걷던 길에서 멈추고 귀에 꽂은 이어폰을 빼고 잠시 벤치에 앉아서 다시 책을 들었다. 답은 평생 못 찾을수도 있는 것이다. 가슴속에서 무엇이라도 생각해보고 답을 내보라고 자꾸 강요하고 있다.

 

#2.

어느새 알람처럼 나를 깨우고 있었다.

'카톡.카톡'

"갖고 싶은거 있냐? 빨리 말해봐. 책 한권 보내주마"

"뭔 소리야. 출근했냐?"

"야 ㅋㅋ 아니다. 넌 특별히 두권 보내주마. 읽고싶었던 책 있음 빨리 말해봐"

"오. 나야 고맙지. 근데 왜? 로또 됐냐?"

"로또되면 더 좋은거 해주지. 빨리 보내라 오전에 결제하면 오후에 집에 도착한다"

"잠깐만.. 나 사고 싶은 책 있었는데 진짜 말해도 되냐?"

"빨리 말해라. ㅋㅋㅋㅋ 두권이다."

 

이 친구녀석이 왜이러나. 출근하자마자 뭐가 그리 신났는지 계속 ㅋㅋㅋ 를 남발했다. 사주는 사람이 이렇게 적극적이라니 받는 사람이 당황스러웠다. 자꾸 잊혀지지만 다시 생각나는 책 한권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를 부탁했다.

 

또 한권은 '오리진이 되라'에서 추천하는 책 중 한권 '호모 루덴스'를 부탁했다. 에세이집과 인문학 서적. 문체도 다르고 표지의 느낌도 다르고 성격이 다르지만 가슴에 닿는 무언가는 같다. 아니 같길 바란다.

 

#3.

나이가 들어가면서 친구는 줄어든다.

물리적 거리로 시작되 공감의 소멸을 마지막으로 친구에서 남이 되거나 그냥 아는 사람으로 혹은 알았던 사람으로.

 

오늘 그렇게 멀어지기 시작하는 사람이 생겼다. 아쉽지만 불과 몇년 사이에 서로의 상황이 너무 달라져버렸으니 그저 묵묵히 인정하고 그렇게 또 살아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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