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끄적끄적

아내의 임신 39주 5일, 드디어 만난 엘이, 출산

高志 2018. 12. 14.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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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일을 앞둔 월요일, 조금이라도 빨리 뱃속의 아이가 나오길 바라는 마음이지만

태동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위하여 병원을 방문하였다. 


초음파상으로 아이는 3.5kg 예상

의사 선생님도 예정일을 지나도 신호가 없으면 일주일 후 유도분만을 정하자고 하였다. 


대신, 이 날 아내의 눈에서 눈물이 주륵 흐를 정도로 

선생님이 내진겸 마사지를 해주셨다. 


나중에 눈물을 본 선생님이 너무 미안해 하셨는데 

선생님의 내진 마사지가 출산 진행에 큰 도움이었다. 


병원 후 내진혈이 나오고 

조금씩 아팠지만 내진과 마사지 때문에 사그라들거라고 생각했다. 


다음날 화요일 아침 

아내가 이슬이 나온 것 같다며 직감 아닌 직감을 했다. 


이슬은 붉은 혈액이 묻은 점막의 모습이라고 했다. 

이슬을 봤으니 2~3일의 진통과 출산을 예정하며 나는 출근. 


아내는 사랑하는 떡볶이를 먹으러 

또다시 운동겸 걷고 걸어 모꼬지애가서 장모님과 식사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저녁 5시쯤 진통같은 게 온다고 느꼈나보다. 


오늘은 좀 일찍 퇴근할 수 있냐고 하더니 

6시즘 진통어플 캡쳐 화면이 5분이었다. 


헉, 바로 6시에 미리 말하고 퇴근 (우린 10-7이다) 

7시쯤 집 도착하니 아내는 진통을 참으며 시간을 재고 있었다. 


5분에서 8분까지 왔다 갔다. 

안되겠다 싶어서 일단 차로 이동하며 병원에 전화 


아내는 차안에서 진통에 아파하며 계속 주기를 쟀다. 

5분에서 계속 조금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퇴근시간이었지만 7시부터 8시 사이에 

오금동에서 분당 제일 여성 병원 까지 수월하게 20분만에 돌파 


바로 3층 분만실에 가니 아내는 검진을 받으러 가고 

나는 밖에서 대기 


10분 정도 지났나? 20분 지났나? 

간호사가 차 지정한 곳에 대고 오라고, 입원해야 할 거 같다고.


후다닥 주차하고 오니 간단하게 입원 수속 

(식사는 급여냐 비급여냐, 탯줄 자르는거 동의하는가 등) 


그러면서 아내분이 이미 40% 정도 진행되었다. 

자정 즈음 출산이 예상된다는 말을 해주셨다. 


응? 응? 뭐지? 진통오고 다른 후기들 보니 몇일도 가던데 

벌써 아내는 40% 진행? (즉 자궁이 4센치 열린 상태) 


아내분이 너무 잘 참아주셔서 대단하시다는 

칭찬도 듣고 일단 입원실로 직행하였다. 


이미 아내는 관장이며 제모는 (이미 원래 왁싱하던 곳에서 하심) 마치시고 

누워있었다. 간호사들에게 들은 40% 진행되었고, 자정즈음 이야기 하니 아내도 놀랐다. 


9시즈음까지 잘 참다가 갑자기 진통 세기가 세지고 

주기가 잦아지기 시작하였다. 


간호사분들이 번갈아 와주시며 무통주사 맞을지 물어봐주셨고 

아내는 아이를 위하여 최대한 참다가 무통주사 맞았다. 


그래도 아프긴 아파하더라. 

약발이 1시반 반쯤 갔나.. 진통을 알려주는 기계가 100 (최대치) 을 찍고 머무는 시간이 잦아졌다. 


내진으로 자궁이 5.5센치 열렸다고 한지 한시간 지났나?

블로그 후기들에 무통주사 맞고 잠도 자고 셀카찍는 사람들은 뭐지? 할 정도로 진통이 쎄졌고 


계속 코로 마시고 입으로 길게 뱉는 호흡을 둘이서 같이 하며 

버티기 


11시반쯤, 점점 아파하는 아내를 보시곤 

아기 머리가 보인다며 힘주라는 간호사님들의 도움이 시작되었다. 


이때부터 정말 아파하다가 아이 머리가 조금씩 나올 쯤 

특히 3센치는 나와야 한다며 힘주기 할 때 아내는 너무 힘들어했다. 


해줄 수 있는게 없이 옆에서 그저 같이 호흡하고 

내가 옆에 있다 이런 말만 했다. (사실 아내가 괜찮다, 잘할 수 있다 이런 얘기 하지 말랬다.) 


아이 머리가 보이면서 진짜 진통의 시작인듯 

거의 포기할 꺼 같을 때 정말 간호사님들의 반 강압적인,, 하지만 모성애를 자극하는 


훌륭한 방법으로 아내를 끝까지 잘 이끌어 주셨다.

(정말 간호사님들께 감사하다 백번 감사해도 부족하다.) 

 

의사 선생님이 오시고 난 잠시 나가 있고 

다시 10분 20분정도 고통과 노력의 시간 대기 


들어온 후 5분만에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그 감동이란. 아니 어안이 벙벙했다. 사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듯이 

아이 울음소리가 분만실 안에 퍼지고 어느 간호사가 시간을 공유하고 


양수에 붓고 피가 묻은 아이는 

아내의 가슴에 올라와 막 울고, 문득 아 사진 하며 핸드폰을 꺼내 드니 


스마트폰 잘 다루시는 간호사님이 바로 휙 가져가 

영상과 사진을 찍어 주셨다. 


내 손은 간호사의 손에 이끌려 고무장갑 같은 느낌에 곱창 모양을 한 탯줄을 자르고 있었다. 

아 신기. 아름답지만 순식간에 지나가는 순간. 


머릿속에 저장하려고 눈으로 보이는 것들을

혼자 찰칵 찰칵 하며 사진인듯, 찍어내고 있었다. 


아무튼, 4시간만에 순산을 했고 

진통으로 아파도 혼잣말로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고 다짐하는 아내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엄마는 위대하다. 

 

아, 그리고 서현역 분당 제일 여성 병원 간호사님들 

정말 너무 친절하시고, 잘 이끌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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